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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없이 공개 통계 12년치로 — 약물 부작용 보고의 성별 차이

장비도 실험도 없이 공개 데이터와 t-검정만으로 가설을 검증한 개인 탐구

고등학생 · 익명 · 2026-09-05

어떤 질문에서 시작했나

여름방학에 대학에서 여는 고교생 대상 약학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이 계기였습니다. 강의에서 임상시험 참여자가 남성에 치우쳐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여성은 호르몬 변화가 약물 반응에 복잡성을 더할 수 있어 연구 설계와 분석이 까다롭다는 인식 때문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여기서 질문이 생겼습니다. 성차를 고려하지 않고 개발된 약이 실제로 남녀에게 다른 결과를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흡수·분포·대사·배설 같은 약동학과 약물의 작용에 남녀 차이가 있다면, 그 차이는 부작용의 발생률이나 심각도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 추론을 실제 데이터로 확인해 보기로 한 것이 이 탐구입니다.

주목할 점은 여기서 실험 계획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고등학생이 약물 부작용을 직접 실험할 방법은 없습니다. 대신 이미 쌓여 있는 공개 통계를 찾아갔습니다.

어떻게 확인했나

이 탐구가 교과서적으로 잘한 부분이 이 단계입니다.

가설을 먼저 세웠습니다. 귀무가설은 약물에 대한 부작용 발생률이 남녀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을 것이다, 대립가설은 유의미한 차이가 있으며 여성에게서 더 높게 나타날 것이다. 데이터를 본 다음에 이야기를 맞춘 것이 아니라, 검정할 문장을 먼저 확정했습니다.

변인을 명시했습니다. 독립변인은 성별, 종속변인은 부작용 보고 빈도입니다. 통제군은 남성, 처치군은 여성으로 두었습니다.

데이터는 공개 통계에서 가져왔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에서 2013년부터 2024년까지 12년치 연도별·성별 국내 약물 부작용 보고 건수를 받아 CSV로 정리했습니다. 12년간 전체 분포는 남성 39.9%, 여성 60.1%로 대략 40 대 60이었고, 막대그래프로 보니 매년 예외 없이 여성 쪽이 높았습니다.

유의수준을 미리 정하고 검정했습니다. 유의수준은 5%로 설정했고, R로 t-검정을 수행했습니다. 결과는 t 통계량 -2.5416, p값 0.02173, 95% 신뢰구간 -90,474.58에서 -8,466.352였습니다. 공개 데이터에서 주제를 잡는 방법은 공개 데이터로 주제 잡기에 따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무엇이 나왔나

p값 0.02173은 미리 정한 기준 0.05보다 작으므로 귀무가설을 기각하고 대립가설을 채택했습니다. 남녀 평균 차이는 96,674.58에서 146,021.83을 뺀 -49,347.25건이었고, t 통계량이 음수라는 것은 남성 쪽 평균이 여성 쪽보다 작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이 탐구가 한 번 더 잘한 것이 있습니다. p값만 보고 끝내지 않고 신뢰구간을 함께 읽었습니다. 95% 신뢰구간이 -90,474.58에서 -8,466.352이므로 구간 전체가 음수 영역에 있고 0을 포함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차이의 방향이 확실하며, 가장 적게 잡아도 약 8,466건, 가장 크게 잡으면 약 90,474건의 차이가 있다고 읽었습니다. p값과 신뢰구간을 함께 보고하는 습관은 통계 검정 고르고 읽기에서 다루는 내용 그대로입니다.

가장 막혔던 지점

실험을 하지 않는 연구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데이터를 얻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가 무엇을 말하는지 정확히 정하는 것입니다. 이 탐구는 12년치라는 긴 기간과 일관된 방향, 그리고 두 개의 통계량으로 결론을 뒷받침했습니다. 고등학생이 혼자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상당히 단단한 구성입니다.

이 연구를 이어서 한다면

여기서부터는 다음 사람의 몫입니다. 이 데이터로 더 멀리 가고 싶다면 세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세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확인하기. 이 통계는 부작용이 발생한 건수가 아니라 부작용이 보고된 건수입니다. 보고는 사람이 하는 행동이고, 행동은 발생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구분을 명시하면 결론의 문장이 달라집니다. 부작용을 더 많이 경험한다가 아니라 부작용이 더 많이 보고된다가 데이터가 직접 지지하는 문장입니다.

보고 성향 자체를 변수로 놓기. 병원을 더 자주 찾는지, 증상을 더 적극적으로 말하는지, 어떤 진료과를 이용하는지가 성별에 따라 다르다면 보고 건수도 그만큼 달라집니다. 이 요인들을 다룬 선행연구를 찾아 붙이면, 관찰된 차이 중 어느 정도가 보고 행동에서 오는지 논의할 수 있습니다.

분모를 만들기. 지금 비교한 것은 건수 그 자체입니다. 남녀 인구수, 의약품 처방량, 복용 일수 같은 분모로 나눈 비율로 다시 검정하면 훨씬 강한 주장이 됩니다. 이런 보정 자료도 공개 통계에서 상당 부분 구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는 원 탐구가 틀렸다는 뜻이 아닙니다. 데이터가 답할 수 있는 질문과 답할 수 없는 질문의 경계를 긋는 작업이고, 그 경계를 보고서에 적는 것이 한계를 쓰는 법에서 말하는 한계 서술입니다. 한계를 적어 두면 다음 사람이 그 지점에서 이어받을 수 있습니다.

다음 사람에게

실험 장비가 없어서 탐구를 못 하겠다고 생각한다면 이 사례를 보세요. 이 연구에 들어간 도구는 공개 통계 사이트 하나와 t-검정 하나입니다. 대신 가설을 먼저 세우고, 변인을 정하고, 유의수준을 미리 정하고, p값과 신뢰구간을 함께 읽는 순서를 지켰습니다. 좋은 연구를 만드는 것은 장비가 아니라 이 순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