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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 자료를 학기 단위로 아카이빙하는 폴더 규칙

학기가 끝난 뒤 탐구 파일을 30분 안에 정리해 두는 규칙입니다. 폴더 다섯 개와 이름 규칙, 학기 말 체크리스트 일곱 항목, 그리고 그 폴더를 다음 연구에서 다시 여는 방법까지 정리했습니다.

마지막 수정 2026-09-05

겨울방학에 작년 탐구를 이어가려고 노트북을 열었는데, 바탕화면에 설문결과_최종.xlsx설문결과_최종2.xlsx가 나란히 있고 어느 쪽이 발표에 쓴 파일인지 알 수 없습니다. 원본 응답지는 폰을 바꾸면서 사라졌고, 분석에 쓴 수식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결국 데이터를 다시 모으는 데서 시작하게 됩니다.

정리가 필요한 시점은 두 번입니다. 수집하는 동안 한 번, 그리고 학기가 끝난 뒤 한 번. 앞의 것은 4단계: 자료 수집의 '파일 정리와 백업'에 원칙이 다 적혀 있으니 그쪽을 그대로 따르면 됩니다. 이 글은 뒤의 것 — 연구가 끝난 뒤 30분 안에 폴더를 닫는 방법만 다룹니다.

파일이 사라지는 세 가지 방식

탐구 자료를 잃는 경로는 거의 언제나 셋 중 하나입니다.

덮어쓰기. 정리본을 만들다가 원본 파일에 그대로 저장하는 경우입니다. 사고 당일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몇 달 뒤 "이 열은 어떻게 계산한 값이지?"를 확인하려 할 때 확인할 대상이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이름 충돌. 최종, 진짜최종, 수정본_수정 계열입니다. 파일이 세 개일 때는 열어보면 알지만, 열두 개가 되면 열어봐도 모릅니다. 발표 전날 급하게 만든 사본까지 섞이면 어느 것이 제출본인지 판정이 불가능해집니다.

기기 교체. 학기 사이에 노트북을 포맷하거나 폰을 바꾸면서 통째로 없어지는 경우입니다. 사진으로만 남긴 실험 기록, 메신저로 주고받은 설문 원본이 여기서 가장 많이 없어집니다. 사본을 어디에 몇 벌 두는지에 대한 규칙은 가이드 4단계에 있으니 그 규칙을 아직 안 정했다면 먼저 정하고 오세요.

셋 다 "정리를 안 해서" 생기는 일이 아니라 정리를 끝내는 시점이 없어서 생기는 일입니다. 학기 말 30분이 그 시점입니다.

폴더 구조 한 가지 — 연도-학기_주제/ 아래 다섯 폴더

아카이브는 연구 하나에 폴더 하나입니다. 폴더 이름은 정렬만으로 시간순이 되도록 연도와 학기를 앞에 둡니다.

2026-1_백색소음과회상/
  01_원자료/     수집한 그대로. 이 폴더 안은 손대지 않음
  02_정리/       원자료에서 복사해 만든 분석용 데이터
  03_분석/       계산 파일, 통계 출력, 그래프 원본
  04_원고/       보고서·발표자료의 작업본 (버전 여럿)
  05_제출본/     실제로 낸 파일 1벌 + 제출 증빙
  README.txt     이 연구가 무엇이었는지 10줄

폴더가 다섯 개인 이유는 파일 하나를 손에 들었을 때 어디에 넣을지 3초 안에 결정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폴더가 열 개면 결정이 안 되고, 결정이 안 되면 바탕화면에 그냥 둡니다. 번호를 붙이는 것도 같은 이유로, 이름순 정렬이 곧 연구 순서가 됩니다.

05_제출본을 따로 두는 것이 이 구조의 핵심입니다. 원고 폴더에는 수정본이 열 개쯤 쌓이는데, 그중 실제로 심사받은 파일이 무엇인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없습니다. 제출본 폴더에 한 벌만 넣고 다시는 건드리지 않으면, 나중에 대회 이력이나 생기부 기록을 확인할 때 근거가 됩니다.

README.txt에는 열 줄이면 충분합니다. 연구질문 한 줄, 대상과 표본 크기 한 줄, 무엇을 어떻게 쟀는지 두 줄, 결과 한 줄, 못 한 것 한 줄, 그리고 이 폴더에서 무엇이 어디 있는지 서너 줄. 이 파일이 있으면 6개월 뒤의 내가 폴더를 다시 열 수 있습니다.

파일 이름 규칙 — 날짜 앞, 버전 뒤, 공백 없이

수집하는 동안 쓰는 이름 규칙은 가이드에 있는 대로면 되고, 아카이빙 시점에는 거기에 두 가지만 더합니다.

첫째, 버전은 이름 뒤에 숫자로 붙입니다. 보고서_v03.docx처럼요. 최종이라는 단어는 아카이브에서 아예 쓰지 않습니다. 어느 것이 최종인지는 이름이 아니라 05_제출본 폴더가 말해주기 때문입니다.

둘째, 공백과 특수문자를 쓰지 않습니다. 공백 대신 밑줄을 쓰면 클라우드에 올렸다가 다시 받았을 때, 다른 사람에게 압축해서 보냈을 때 이름이 깨지지 않습니다. 괄호와 물음표도 같은 이유로 피합니다.

정리하면 이름 한 줄은 이렇게 생깁니다.

2026-05-14_백색소음_회차1_원본.csv 2026-06-02_회상점수_정리본_v02.xlsx

날짜가 앞, 내용이 가운데, 버전이 뒤입니다. 이 순서를 지키면 폴더를 이름순으로 정렬하는 것만으로 연구가 진행된 순서가 그대로 보입니다.

원자료는 아카이브에서 잠근다

원본을 수정하지 않는다는 원칙 자체는 가이드 4단계에 있습니다. 여기서 더할 것은 연구가 끝난 시점에 그 원칙을 물리적으로 고정하는 일입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01_원자료 폴더를 통째로 압축해 01_원자료_2026-06-30.zip 하나로 만들고, 원래 폴더는 그대로 둡니다. 압축 파일은 실수로 열어 저장할 수 없으니, 나중에 정리본이 이상해졌을 때 되돌릴 기준점이 생깁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라면 이름·학번·연락처가 들어간 파일이 원자료에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아카이빙은 그 파일들을 오래 보관하겠다는 뜻이므로, 보관할 것과 지울 것을 이 시점에 결정해야 합니다. 참여자 번호만 남기고 이름 목록은 약속한 기간이 지나면 지우는 것이 원칙이며, 개인정보를 다루는 기준은 연구윤리 — 학생 연구에서 실제로 문제가 되는 것들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학기 말 30분 — 체크리스트 일곱 항목

학기 마지막 주에 한 번, 아래 일곱 개를 순서대로 처리합니다. 파일이 흩어져 있어도 30분이면 끝납니다.

  1. 폴더 하나를 만든다. 연도-학기_주제/와 그 아래 다섯 폴더. 이름을 먼저 정하면 나머지는 옮기기만 하면 됩니다.
  2. 바탕화면·다운로드·메신저·사진첩 네 곳을 훑는다. 탐구 파일이 남아 있는 곳은 거의 항상 이 넷입니다. 사진으로 찍어둔 실험 장면과 손글씨 기록도 여기서 건집니다.
  3. 원자료를 01_원자료에 모으고 압축본을 만든다. 이 단계 뒤로는 원자료를 열지 않습니다.
  4. 제출본 한 벌을 05_제출본에 넣는다. 실제로 낸 보고서, 발표자료, 그리고 접수 확인 메일이나 캡처.
  5.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파일을 지운다. 중복 사본, 실패한 내보내기 파일, 열어봐도 뭔지 모르는 파일. 판단이 안 서면 99_보류 폴더를 만들어 넣고 다음 학기 말에 다시 봅니다.
  6. README.txt 열 줄을 쓴다. 앞에서 말한 여섯 가지 항목. 이 단계가 가장 짧고 가장 오래 남습니다.
  7. 사본을 한 벌 더 만든다. 사본을 몇 벌 어디에 둘지는 가이드 4단계의 규칙을 그대로 적용하고, 여기서는 아카이브 폴더 전체를 한 덩어리로 옮기는 것만 확인합니다.

일곱 개 중 하나만 고른다면 6번입니다. 파일이 조금 어질러져 있어도 README가 있으면 복구할 수 있지만, 파일만 완벽하게 정리되어 있고 README가 없으면 무엇을 정리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다음 연구가 이 폴더를 어떻게 쓰나

정리를 하는 진짜 이유는 보관이 아니라 재사용입니다. 잘 닫아둔 폴더는 다음 학기에 세 가지를 그대로 내어줍니다.

방법을 통째로. 설문지, 실험 절차 메모, 측정 조건은 다음 연구에서 거의 그대로 다시 쓰입니다. 대상만 바꿔 다시 해보는 설계라면 02_정리의 데이터 구조까지 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계를 다음 질문으로. README에 적어둔 "못 한 것" 한 줄이 다음 연구의 출발점이 됩니다. 표본이 한 학교뿐이었다면 학교를 늘리는 것이, 측정이 1회뿐이었다면 시점을 늘리는 것이 곧 다음 연구입니다.

기록의 연속성. 그날그날의 기록을 어떤 양식으로 남기는지는 실험 노트 쓰는 법에서 다루는데, 노트가 01_원자료와 같은 폴더 안에 함께 들어가 있어야 조건과 데이터가 짝을 이룹니다. 노트 따로, 데이터 따로 보관하면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없어집니다.

지금 진행 중인 연구가 있다면 폴더 다섯 개를 만드는 데까지는 3분이면 됩니다. 나머지 27분은 학기가 끝나는 주에 쓰면 됩니다.